호정 



ARTIST TALK

Q. 작가님과 작가님의 일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오래도록 마음을 울리는 한 편의 ‘시(詩)’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바람의 인상과, ‘생(生)’의 빛을 ‘색(色)’으로 풀어내고 있는 호정 작가입니다.





Q. 닉네임은 어떤 의미를 담아 짓게 되셨나요?


‘호정’은 제 이름에서 성을 뗀 부분으로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지는 않으나, 저 스스로는 이름 자체의 뜻과 무관하게

‘호정(好情)’, ‘좋게 여기는 마음, 좋은 마음’이라 생각하며 

좋은 마음을 가지고 좋은 작업을 하는, 좋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부르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바라기는,

‘흐르는 바람의 시간을 붙잡아 켜켜이 성실하게 써 내려가는 색의 詩, 

위로와 소망의 노래’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Q. 작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오랜 시간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디자인을 전공하였으나, ‘아트웨어’, 특히 소재가 되는 ‘아트 패브릭’에 매료되어 이를 활용한 예술 의상에 뜻을 두고 있었습니다. 이후 뜻하는 바가 있어 낯선 땅에서의 삶을 선택했고, 매일의 자아를 다독이기 위해 일기처럼 써오던 평면 작업들을 귀국 후 좋은 기회에 선보이게 되면서 감사히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제게 ‘예술’은 호흡과 같고, ‘생’을 다해 이루고픈 열망이기에 이 귀한 여정을 행복으로 채워 가고 있습니다.


Q. 어디에서 영감을 얻고, 어떻게 영감을 표현하시나요?


저는 주로 일상의 풍경과 책 속에서 만나는 또 다른 일상의 이미지들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그것이 자연이든, 분주한 도시의 풍경이든, 그 풍경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든, 그 안에서 빛나는 찬란한 색채들, 

그 조화로움과 서정적인 심상들은 늘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사진으로, 영상으로 담아내기도 하는 그 색채의 잔상들은 제 안에 ‘기억’과 ‘추억’으로 쓰여, 찰나에 흐르지만 영원으로 새겨지는 유의미한 기록이 됩니다. 

이 기록들을 ‘토로’ 하듯 글로 풀어 내고, 글의 문자들을 조각조각 수를 놓고 퍼즐을 맞추듯 화폭에 채워 무질서의 질서를 찾아 

하나에서 조각으로, 조각에서 다시 하나로의 재생 과정을 통해 ‘색’이 흐르는 새로운 풍경을 표현합니다.


Q. 한지를 활용한 꽃잎 같은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어떻게 한지를 주 소재로 택하게 되셨나요?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미감, 그 하나의 취향이 한복 소재와, 전통 문양, 한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제게 있어 ‘한지’는 익숙하고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소재였습니다. 


‘바람’이라는 주제를 연구하다, 늘 경탄하던 닥 섬유의 특성을 떠올리게 되었고, 저의 회화적 기본과 패브릭에 대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기법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한지바람과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참 아름다운 친구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또는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모든 작품이 제게는 수행과 같고, 제 마음이 오롯이 담긴, ‘시’이자 ‘편지’이기에 너무나 소중하고, 작품이 컬렉팅되는 과정에서 만난 보석 같은 이야기들로 모두 귀하지만, 

제게 작가로서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었던 ‘너무 외롭지 않게, 빨강(2020)’이라는 작품이 기억에 남습니다. (좌하단->)


이 작품은 COVID-19로 모든 문이 닫혀 있던 때에 고뇌하며 꾸역꾸역 채운 작품으로, 행운처럼 참여하게 된 전시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 제 이후 행보의 근거가 되어 준 작품입니다. 

생의 열망을 담은 ‘붉은 뿌리’를 표현한 작품인데, 제게도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문’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Q.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작업들이 정말 많습니다. 

현재 주로 하고 있는 한지 작업과 레지던시 입주부터 시작한 설치, 패브릭 작업들을 올해는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가려 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새로운 시도들을 계속 해갈 것이고 꾸준히 성장할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늘, ‘색’이 있을 테지만, 언젠가는 회화 작업도, 습관처럼 써가는 글을 통한 작업도 제대로 선보이고 싶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떤 작가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제가 스스로 제 작업명을 향해 품고 있는 마음처럼,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는 제 작품이 공간을 압도하기 보다, 오랜 시간 곁에 머무는 친구처럼, 거하는 어딘가에서 따뜻하게 호흡하는 편안하고 좋은 풍경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여 저 역시 ‘참 좋은 작업하는 따뜻하고 좋은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만 같네요.





Q. 마지막으로 미래의 자신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자, 이제 또 새로운 ‘色’으로 삶을 채워갈 시간이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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